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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공간/→ 공공이 :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괴짜이지만 완벽주의 위대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피아노 연주곡을 한 번쯤 들어보셨던 분들이라면 허밍이 들어간 피아노 연주곡을 상상해 본 적 있으세요?

감히 저도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굉장한 완벽주의자인 글렌 굴드의 1955년 바흐의 골드 베르크 음반 녹음 당시엔 지우거나 할 수 있는 

기술도 없었지만 완벽하게 지울 수도 없어서 곡에 그의 허밍이 남아 있습니다. 

그의 허밍의 시작은 어릴 적 음악교사였던 어머님은 글렌 굴드를 가르칠 때 멜로디를

소리 내어 불러 보도록 하여 곡을 더 잘 이해하도록 했던 것이 성인이 돼서 까지도 남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1932년 캐나타 토론토에서 태어난 그의 손의 움직임을 보고 의사는 

"이 아이는 커서 피아니스트 아니면 의사가 되겠군"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미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천재이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1955년 바흐의 골드 베르크 음반으로 그는 20세기 거장 반열에 올랐고 

또한 가장 독특한인물로 뽑히기도 합니다. 

그가 왜 독특한 인물로 뽑혔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우리가 생각할 때 기이하다라고 표현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 싶지만 

클래식에선 예외없이 어쩌면 상상할 수 없던 행동들이었기에 그렇게 불린 게 아닐까 합니다.

일화를 하나 예를 들면 글렌 굴드는 한 여름에도 긴 코트와 장갑을 착용했는데 

이는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의도이기도 했고 병적인 건강 염려증 탓에 악수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굴드는 기존 문법에 관심이 없어서 아무리 위대한 악보도 고전의 권위에 굴하지 않고 

본인만의 해석을 밀어붙여서 세계 최정상 지휘자였던 레너드 번스타인과 굴드의 공연에서

브람스의 곡 해석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다 결국 굴드의 요구에 맞춰서 

매우 느린 템포의 브람스 곡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 온 우주에 그와 피아노 밖에 없는 듯이 심취해 있기도 했고 

또는 연주 중간에 피아노 연주가 없을 땐 잡지를 보기도 했다지요? 

클래식은 점잖다는 관습과 규칙을 과감하게 깨뜨린 그였기에 팬들은 그저 굴렌 굴드에게 빠져들었습니다.

 

발매된 음반은 성공적이었고 여기저기 그를 초청 공연을 하고 전 세계 곳곳을 순회를 다녔습니다.

그러던 그가 1964년 돌연 "청중 앞에서 연주하는 건 고통뿐인 속임수"라며 모든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물론 그가 대인 기피증이 있던 것도 영향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무대에서 은퇴를 하게 된 글렌 굴드

은퇴 후엔 은둔자로서 낮에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조차도 막고 

밤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와서 녹음실로 향했습니다.

쓸쓸하고도 고독한 그는 굳이 사랑을 받으려 했고 앓지도 않는 병으로

사람들을 피하며 마지막까지 혼자였습니다. 

그리고 1981년 두 번째 녹음한 곡의 시간은 늘어났고 차분하고 관조적인 느낌의 곡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골드 베르크 변주곡>을 남기고 1982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1991년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또 한 명의 완벽주의자로 영화 속 주인공 한니발 렉터가 살인을 하는 동안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왔고 그 음악이 바로 글렌 굴드가 연주한 <골드 베르크 변주곡> 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평은 엇갈리기도 했지만 고전 중에 고전인 바흐를 연주에 생동감을 주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살아생전 본인에게 가장 솔직했고 투명했던 그의 삶과 피아노 연주에 경의를 표하며 

그가 연주한 곡들을 마주하며 다시 그를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