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 카드 지갑
지금은 손재주 좋은 사람들이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시대인 듯하다.
나는 명품이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명품을 살 돈이 없다
더불어 한 땀 한땀 녹여 넣은 실바느질과 그 정성을 더 좋아한다.
나도 한 때는 손바느질이 좋아서 자수도 해보고 손바느질 소품들을 만들었지만
그 시간과 노력을 알기에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더 빛나보이 기도 한다.
이젠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App 아이디어스 어떤 작가님이셨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5년 정도 된 거 같다.
심플한 캔버스 백이 갖고 싶어서 한참을 어플을 해 집고 다니다가 발견해서 가방을 구매해서 받았다.
그런데 저 조그마한 지갑이 사은품으로 같이 들어 있었다.
데님 소재된 지갑은 검은 안감이 덧대어 있다.
엄청 심플하지만 엄청 촌스러운 이 동전 지갑이자 카드 지갑
중간에 다른 카드지갑을 썼지만 결국 이 지갑으로 다시 돌아왔다.
왜일까?
어쩌면 이것저것 막 집에 넣는 내겐 딱일지도 모르고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서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지갑을 열면서 지갑 양쪽 모서리가 해진 것을 보았다.
언제 이렇게 닳았을까?
관심조차 없던 모서리가 나는 꽤나 신경 쓰였다.
손 때 묻은 시간들이 머릿속을 지나가기도 했고
어쩌면 이 지갑에 대한 내 집착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무관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20대 때 처음 큰돈으로 산 지갑을 다시 보게 됐다.
공홈에서 세일해서 샀던 블랙 장지갑
그 지갑도 아직 버리지 않았다.
이유는 심플하다 거기엔 나의 20대의 친구들과의 폴라로이드 사진과
코팅된 행운의 1달러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런데 왜 이 작은 동전 & 카드 지갑은 비우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데... 채우고 났던 카드와 명함이 채우고 있는
흔적만 남는데... 그거밖에 없는데...
아마도 난 그 비워진 지갑이 싫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인가를 채우고 있는 그 부피감이
비워진 것보단 나으니까
어느 순간은 달밤 어둠을 가득 채운 달보다도
지금 이 순간을 채운 작은 지갑의 부피가
나에겐 크니까.
오늘도 지갑은 외투 한쪽을 혹은 가방 안을 채운다.
내게 있는 지갑을 난 오늘 기억했다.
'공공이 흔적들 > → 공공이 : 사물의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물에 대한 기억] - 샤오미 미밴드 7 (0) | 2023.02.12 |
---|---|
[사물에 대한 기억] 책 LOVE & FREE (0) | 2023.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