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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공간/→ 공공이 :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만우절에 돌아오는 너무도 그리운 아름다운 당신 장국영

 

나는 여전히 그가 어디선가 살아 있을 거 같습니다. 나의 불안했던 청춘 틈을 메워 주었던 거짓말처럼 안녕을 말해주었던 나의 배우 장국영을 추억합니다. 

 

1956년 9월 12일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났던 장국영은 10남매 중 막내였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을 거 같은 그였지만 행복한 추억보단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사랑을 받기엔 충분하지 못했던 그 아버지는 사업으로 바빴고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던 그는 그 많던 형제들과도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아버지 바람을 따르고자 13세 어린 나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1970년대 영국에서의 삶은 당시 폭발적 인기가 있던 데이비드 보위를 만나며 한층 더 자유롭고 아름다운 영혼으로 성장시켰고 훗날 데이비드 보위를 벤치마킹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장국영의 영어이름인 레슬리 청 그의 이름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남자 주인공인인 레슬리 하워드에서 레슬리에서 나온 것인데 이름 탓일까 부드럽고 매너있는 신사로 각인되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그는 영화같은 삶을 계속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1980-1990년대 수 많은 홍콩 영화들 속에서도 단연코 빛났던 배우 영웅본색, 패왕별희,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천녀유혼,이도공간 너무나도 소중해서 많은 영화들을 열거해도 그 영화 속 장국영의 모습은 별 중의 별이였다. 

한국에도 그 인기에 힘입어 6차례나 방문할 정도로 한국 팬들에게도 각별했던 장국영 , 그리고 배우이전에 어릴 적 영국에서 청춘의 청량함과 아름다운을 들고 홍콩으로와서 그를 알렸던 가수로의 매력 수려한 외모도 한 몫 했지만 정말 무대를 서던 그의 모습엔 항상 후광이 빛나는 듯 했다. 

한국팬들을 위해서 불렀던 TO YOU 를 비롯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인 你是明星 (니시명성), Yue Liang Dai Biao Wo De Xin 등... 가사 한 글자도 진심을 다했던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그리고 왕가위 감독과의 첫 작품인 영화 '아비정전' 삼류인생을 사는 청춘의 사랑의 결핍에서 방황하던 그 모습과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에 도취해서 맘보춤을 추던 그의 모습으로 유명한 영화였다. 하지만 아비 스스로가 발 없는 새에 비교하며 내 뱉던 대사 "발 없는 새가 있지.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 번 땅에 내려올 때가 있는데 그건 죽을 때지". 발 없는 새처럼 어디에도 정착 못 하고 떠도는 아비는 음습한 분위기로 가득했던 홍콩을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살아 있었다면 지금까지도 그가 살아있었다면 그의 동료들과 함께 사회에 일침을 가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이였을 겁니다.

 

그리고 '아비정전' 이후 왕가위 감독과는 두 편의 영화에서 장국영이 맡은 역할은 아비처럼 고독하고, 나른하고, 방황하고, 상처투성이인 주인공을 표현해줬고 1980년대 청춘스타였던 장국영은 90년대 들어 외로운 사람들의 초상이 되기도했고 왕가위 영화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장국영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레슬리 청이란 이름으로 명성은 쌓여만 갔습니다. 

 

 

그리고 4월 1일 거짓말처럼 우리 곁을 떠난 날...2003년 4월 1일 자신이 묵었던 호텔에서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 했다며 TV뉴스를 떠들썩하게 하던 그의 죽음은 의문도 많았고 한동안 그의 죽음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장국영이 투신자살한 당일 그의 팬이었던 9명이 장국영과 똑같이 투신자살을 시도해 6명이 사망하는 등 베르테르 효과로 인한 충격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이지만 본인과 가장 닮은 영화 속 주인공이 아비라고 했던 장국영...화려할 거 같던 삶도 그에겐 외로움이 더욱 깊기만 했던 모양입니다. 

어김없이 만우절이 돌아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가슴을 파고드는 그를 향한 그리움을 받아 드리며 잠시 눈을 감고 그를 떠올리고 추모해 봅니다. 나의 별, 나의 뮤즈 장국영